신비롭고 마술 같은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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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을 주는 픽션을 묘사합니다.

비현실적인 장면이 포함되는 모든 글을 포괄합니다. 으스스한 분위기의 판타지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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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의 눈은 알데바란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것도, 어쩌면 쓸데없는 말을 지껄인 자신의 탓으로! L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을 확신하며 머리맡에 두었던 낡은 별자리 책을 아파트 단지 폐지 수거함에 처박았다. 지구로부터 알데바란까지의 거리는 약 60광년. 21세기 말의 어느 날, 밤하늘에 박혀 있던 알데바란은 전조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좋아, 그날이 기대되는군. 하하!

아픔을 참아내며 호쾌하게 웃어 보이는 왕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남자의 입가에도 슬그머니 웃음이 번진다. 즉위식에는 수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다. 즉위식 자리를 빌어 모두에게 이 아름답고도 놀라운 쇼의 서막을 보여줄 수 있다니, 그 얼마나 영광이겠는가.


장난감 기사님, 나쁘지 않은 어감이다. 지금이라면 녀석 하나쯤이야 마법을 쓰지 않고도 쉽게 찌부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정교한 관절로 이어진 고가의 장난감을 억지로 망가뜨리는 느낌이 되겠지. …언젠가는 정말로, 목숨만 붙여 놓고 그렇게 가지고 놀아 버릴까. 달빛에 푸르게 표백된 C를 바라보며 온갖 짓궂은 장난을 상상하다가, 문득 맥이 빠져서 웃음이 새고 만다.


다 내 덕분이잖아 이 새X야. 잊어버렸냐? 금방 다시 얄궂게 웃어 보이는 K는 마치 그렇게 소리치는 듯하다. 놈은 그대로 Y의 손목을 낚아챈다. 찰칵, 찰그락. 금속성의 시계줄이 부딛히는 소리. 이것은 어쩌면 녀석이 내게 채우는 쇠수갑이다, Y는 잠자코 놈을 노려보며 그런 생각을 한다. 인간의 상념은 무섭다. 지나친 것들은 이런 괴물을 허상의 잠으로부터 깨워낸다.


수많은 보석으로 된 장신구들과, 보석으로 된 망토를 두르고, 보석으로 된 깃발을 쥔 채 턱을 괴고 왕좌에 앉아 있는 왕의 얼굴에는 감정이 몹시도 옅었다. 감정을 모른다기보다는, 그런 것들을 표현할 일이 아주 오래도록 없었기에 그것을 얼굴에 띄워내는 방법을 잊은 것처럼 보였다. 방랑자는 그런 왕의 얼굴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다가, 넌지시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