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살스럽고 경박한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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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즐길 수 있는 해프닝을 묘사합니다.
타 장르에 비해 묘사의 밀도가 낮고, 편하게 작업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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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이나마 진지하게 들어줄 생각을 한 내가 바보지.”
“고민 상담의 사유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잖아, N? T에게 여자친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 있어!?”
“있겠냐고!?”
저도 모르게 윽박지른 N은 도서부원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이마를 짚었다. 냉정해지자, N. 작게 한숨을 쉬고 태클을 걸고 싶은 부분들을 약간의 시간을 들여 정리했다.
축구공이 제 머리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오는 것을 눈치챈 순간, 그는 오전에 등교 준비를 하면서 거실에서 흘려들었던 오하○사 운세를 떠올렸다. 12위 황소자리, 우연히 대형 사고를 겪고 전혀 예측하지 못한 하루를 보내게 될 것. 그냥 운명을 받아들이고 흐름에 몸을 맡기세요. 오늘의 럭키 컬러, 주황색. 행운의 아이템은……, 뭐였더라. 떠올리려 애쓰는 동안 축구공은 서슴없이 관자놀이 근처를 들이박았고, T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괜찮아요!? (괜찮겠냐, 이것들아.)
녀석에게는, 전화번호도 이미 깠고, 몇 번인가 수학 쪽지시험 점수도 깠고, 심지어 몇 주 전에는 주민번호 뒷자리 일곱 숫자까지 알려줬다(X발 봉사활동 홈페이지 회원가입 하려는데 문자 인증이 자꾸 말을 안 들어서 그만).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과 연애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렇다면 잘 아는 사람에게 덜컥 고백을 받으면, 생각 정도는 해 봐야 하는 건가? 이쯤부터 J는 슬슬 속이 울렁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