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질적이고 따분한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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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나면 잊힐, 가라앉은 분위기의 소소한 장면들을 묘사합니다.

가을~겨울 배경으로 작업했을 때에 가장 분위기가 잘 표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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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트 반 조각과 도넛 하나만큼의 시간 동안, 시시한 대화 몇 마디가 엔딩 크레딧처럼 천천히 흘러갔다. 뻔한 화제, 진부한 질문, 특별할 것 없는 대답의 행렬. …재미없어. 몇 번이고 되뇌는 사이 C는 접시를 비웠고, O는 먹다 남은 자신의 케이크를 놔두고 가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끄러운 목소리가 자꾸만 귀를 찔러 와서, 어쩐지 메스꺼운 기분이 들었다.


손을 거두기 전, 아주 잠깐 두 사람의 살갗이 맞닿는다.

와, 차가워. A는 저도 모르게 작게 몸을 떤다. 꽤 오랜 시간을 바깥에 있었는지 T의 손은 얼음처럼 차다. 혹은, 불 앞에서 타코야키를 뒤집고 있었던 제 손이 뜨거웠거나. ……아니면 둘 다거나. 무척 그리우면서도, 어딘가 낯선 감각이다.


딱히 자신에게 건넨 말도 아니었고, 자신은 그런 일로 그다지 찔린다든가 하는 졸렬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도 아니었다. 하지만 A는 그날 곧바로 물고 있었던 담배를 떨구고 발로 밟아 불을 꺼 버렸다. 그리고 교실로 돌아가서, 전날에 몰래 사서 가방 뒷주머니에 찔러넣어 두었던 말보로 담배 두 갑을 쓰레기통에 집어 던졌다. 그 뒤로 A는 다시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이 나이가 되도록. 그냥, 내키지가 않았을 뿐이다.


그건 설탕의 본질과, 공예품의 본질 사이 어딘가에 있었다. 내가 선물한 설탕공예품이 마음에 들었다면, 오래도록 간직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동시에 곧바로 집어삼켜서 달콤함을 느끼고, 위장 속에서 형체도 없이 녹여서 없애 줬으면 좋겠다. E는 어느 한 쪽을 콕 집어서 상대에게 요구할 수 없었다. 대신 언제나 '좋을 대로 해 주세요,' 라는 편한 말로 상대에게 처우를 떠넘겼다.